무방비 상태에서 훅하고 들어온 Ready Player One

[ 이글은 2018년 06월 22일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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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이비 붐 세대의 아들 딸 들인 X세대 (Gen X) 는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까지가 주류인, 이제는 10대들을 자녀로 두고 있는 부모들이 대부분 입니다. 저도 이 X세대이고, MTV 세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우리가 10대때 MTV 를 보면서 컸거든요.)

마이클 J. 폭스 주연의 백 투 더 퓨쳐 (Back to the Future) 같은 영화를 보며 열광했고,

MTV 를 통해 Twisted Sister 나 Van Halen 같은 “가짜” 헤비메탈 음악을 즐겨듣기도 했던 세대 입니다.

80년대는 어떤 깊이나 진정성이 없는, 플라스틱 장난감 처럼 부담없고 저렴한 그런 문화로 대표되는 시절이라는 혹평을 듣기도 합니다. 물론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아니 동의할 수 없습니다.

겉으로 들어나는 화려하고 신나는 80년대의 뒷면에는 Depeche Mode 나 New Order 처럼 외로움과 상실감, 그로인한 고통을 호소한 아티스트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Bizzare Love Triangle : 연인에 대한 감정을 노래한 것이라 착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마약이 주는 즐거움 과 마약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괴로움을 호소한 노래 입니다.

마약중독에 빠져서 괴로웠던 경험이 없다면 이 노래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같은 의미로, 80년대를 살아보지 않았다면 Ready Player One (레디 플레이어 원) 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오아시스라는 가상현실게임 제작자가 숨겨놓은 이스터에그를 찾아나서지만, 이 영화를 보는 X세대 관객들 역시 영화속의 이스터에그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Ready Player One 은 우리가 10대때 즐겼던 문화지만, 폄하되고 부끄럽게 여겨졌던 80년대 문화에 경애 (pay homage: 오마주) 를 표합니다. 돈키콩의 비밀탈출구와 백 투 더 퓨쳐 를 연상하게 하는 첫번째 관문통과의 비밀. 스타크래프트, Halo 같은 게임들의 케릭터들. X 세대들이 어려서 부터 즐겼던 갤러그 같은 아케이드 게임부터 Xbox /PS 게임들까지. Ready Player One 은 X세대들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선사해주고 위로를 줍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한 아무런 사전지식없이, 무방비 상태로 제 아이들과 아무생각 없이 이 영화를 보는 도중, 저는 목에 메어왔고, 벅찬감정을 참기 어려웠습니다.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하…..

갑자기 건담이…..

아니 건담이 왜나오냐고!!! 이건 반칙이지!!! 젠장.. 이 scene 에서 더는 참지 못하고 눈물이 펑터져버렸습니다.

다들 영화를 집중해서 보고 있어 눈치채지 못했을거라 생각했는데, 제 큰아들이 자러가기 전에 인사를 하러와서

“아빠, Ready Player One 재미있었지?” 라고 의아한, 또는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봅니다. 눈물을 참기위해 일그러진 저의 얼굴표정을 봤던 모양입니다.

“어, 재미있었어.” “단지, 너는 알수 없는 그런 내용들이 숨겨져 있었어서 아빠가 sentimental (감상적인?) 해졌던 거 같다.” 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의 Ready Player One 은 한편의 영화라기보다 80년대를 살았던 세대들에게 선사한 진심어린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hackya 는

Attorney, front-end developer, digital media artist, WordPress enthusiast, & a father of 4 wonderful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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