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도 피하지 못한 전세계적 이상기후

§

Bomb Cyclone (겨울폭풍/겨울폭탄?) 이라는 신조어 까지 만들어 내며 미국동부가 꽁꽁 얼어붙은 1월 첫번째 주, 저희는 제 동생네 가족 + 영호네 가족 과 글렌우드 스프링스 (Glenwood Springs) 라는 곳에서 겨울휴가를 보내고 왔습니다.

글렌우드 스프링스 야경

콜로라도에서 유명한 겨울휴향지는 전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아스펜 (Aspen) 이나 세계 7대 스키장중 하나로 꼽히는 베일(Vail)이 유명하지만, 아스펜 옆에 위치한 글렌우드 스프링스는 유명하진 않지만 실속있는, 가성비가 짱인 휴향지 입니다.

또 Glenwood Springs 는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온천이 나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온천과 스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휴향지 이기도 합니다.

일본이나 한국식의 조그만 온천을 기대하셨나요?

미국온천은 일본이나 한국처럼 아기자기하고 조그만 규모의, 도서관처럼 조용한 분위기의 온천이 아닙니다. 올림픽규격 수영장에 온천물을 받아놓고 첨벙첨벙 물놀이를 즐깁니다. ㅋㅋㅋ

그런데 10여년째 이곳 글렌우드 스프링스에서 겨울휴가를 보내는 제 동생 왈, 올해처럼 글렌우드 스프링스에 눈이 없었던 적이 기억나지 않는답니다.

겨울산에 눈이 없으니 정말 보기흉찍 ㅠㅠㅠ

스키장도 인공눈을 뿌려 간신히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올해 처음 스키를 배운 제 막내아들은 즐겁기만 합니다.

스키장 리프트가 멈출때까지 스키를 타면서 리프트값 뽕을 뽑는 제 둘째딸. 기다리는 다른 사람들 한테는 완전 민폐인데, 저도 어려서 제 딸처럼 스키장 리프트가 멈출때까지 스키를 탔던 기억이 납니다. ㅋㅋㅋㅋ

하지만 천하의 콜로라도에서 한겨울에 인공눈을 뿌려야 한다니 예전에는 상당도 하지 못한 일 입니다. 콜로라도 록키산맥은 워낙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라, 콜로라도 스키장들은 눈이 많이 내리는 해에는 7월까지 운영될 정도로 스키시즌이 길고, 시즌초나 시즌말에 부족해지는 눈을 보조하기 위해 인공눈을 뿌립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상기후로 한겨울에 인공눈을 뿌려 간신히 스키장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인 것 입니다.

오늘 낮 최고기온이 화씨로 66도, 섭씨로 거의 19도 가 됩니다. 하지만 구름한점 없는 화창한 날이라 체감상 느끼는 온도는 섭씨 20도가 넘는 것 같습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오늘 서울날씨나 살인적인 미국동부 날씨에 비하면 불평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겨울이 겨울같지 않은 요즘 콜로라도 날씨도 은근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지구온난화라더니 왜 이렇게 춥냐고 하는 무식한 인간들 (트럼프 추종자들 같은) 도 있는데, 서울이나 미국동부처럼 혹한이 몰아치는 지역도 있고, 콜로라도 처럼 평균온도보다 높은 온도가 유지되고 있는 지역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Polar vortex 라고 북극을 감싸고 있고, 빠르게 회전하는 매우 찬 공기가 지구온난화로 그 세력이 약해지며 불안정해졌기 때문입니다.

많은양은 아니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더운지역 중 하나인 사하라 사막에 눈이 내렸다던데, 이런 전세계적인 이상기후가 앞으로 더욱더 심해 진다니 걱정스럽습니다.

아, 글렌우드 스프링스 여행정보

국제 공항: DIA (Denver International Airport) : 짐 찾을때 스키나 스노우보드, 여름에는 골프백을 따로 찾을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DIA 에서 글렌우드 스프링스 까지는 차편으로 3시간 정도 걸리는데, DIA 에서 다시 Eagle County 공항까지 비행기편으로 이동할 수 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동차로 이동하는게 산의 경치도 즐길 수 있고 여행의 즐거움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숙박 : 휴향지 치고 상당히 저렴합니다. 여친과 가는 한국 모텔비 수준 입니다.

https://www.tripadvisor.com/Hotels-g33446-Glenwood_Springs_Colorado-Hotels.html

식당: 프랜차이즈 식당이 아닌경우 상당히 비쌉니다. 음식맛이 뛰어나지도 않는데, 그냥 휴향지라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비싼? 다행히 맥도날드, 도미노 피자 같은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있기 때문에 식비도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습니다.

온천이용료도 한사람당 한화로 2만원 밖에 ($17.50) 되지 않습니다.

결국 비행기표만 빼면 한국 용평같은 스키장에서 겨울휴가를 보내는 것 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겨울휴가를 보내실 수 있습니다.

저도 어려서 용평하고 용인에서 스키를 타볼 기회가 있었는데, 어린 저에게도 한국 스키장들은 몹시 조그맣다는 느낌이 들었었습니다. (슬로프 몇개만 돌면 스키장 전체를 다 돌아보게되니까 재미가 없죠.) 그나마 저 어렸을때는 스키타는 사람이나 많지 않았으니까 한국에서도 스키를 탈만 했지만, 요즘 한국 스키장들은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제대로 스키나 보드를 타기 힘들다고 합니다. (충돌사고도 자주 나구요.)

베일 (Vail) 이나 브렉큰리지 (Breckenridge) 스키장은 한국에서도 호탤투숙권이 팔릴정도로 유명한 겨울 휴향지이고, 한국에서도 관광객분들이 많이 오시지만 (Breckenridge 는 일본에서 많이 오는듯), 아스펜, 베일, 브레큰리지 같은 곳들은 이름값으로 인한 프리미엄이 상당합니다. 그러니까 똑같은 스키/보드 경험을 하면서도 이유없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숙박과 식비로 소비하게 되는 것 입니다.

결론:

스키나 보드 타시는 것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콜로라도는 평생 꼭 한번은 경험해보실만한 매력적인 겨울 여행지 입니다. 평소 베일이나 에스펜에 대해 들어보셨지만, 경비가 부담스러워 선뜻 결정하시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글렌우드 스프링스를 강추 합니다.

그래도 콜로라도 까지 가서 어떻게 베일이나 아스펜 스키장에 안가보나 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글렌우드 스프링스에서 베일까지는 차편으로 3-40분, 아스펜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죽어도 베일이나 아스펜에서 스키/보드 를 타봐야겠다 싶으신 분들은 숙박과 음식은 글렌우드 스프링스에서 해결하시고, 스키만 베일이나 아스펜에 가서 타시는 것 도 한가지 방법입니다.

또 콜로라도는 스키장 말고도 온천, 카지노 (무려 18개의 도박장이 옛 금광이 있던 Black Hawk 에 존재) 대마초 등 겨울에 할게 정말 많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산에 하얗게 쌓인 설경만 보셔도 여행 참 잘왔다는 느낌이 드실 것 같습니다. (물론 올해는 눈이 절망적으로 안오고 있긴 합니다.)

hackya 는

Attorney, front-end developer, digital media artist, WordPress enthusiast, & a father of 4 wonderful children.

Tags: , , , , ,

카테고리:

Ω